UCC라는 이름의 열풍이 한동안 아는 사람 사이에서는 이슈였습니다.[각주:1]
저는 개인적으로 해외에서도 사용하는 UGC라는 표현을 더 애용합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표현의 문제일 뿐, 어떤 쪽을 쓰더라도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확히 말하면 유저가 직접 만든 컨텐츠라고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컨텐츠의 상당수는
유저가 만든 컨텐츠가 아닌 유저가 편집한 컨텐츠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예로 처음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인터넷을 떠도는 수많은
단편 컷들로 인해서 이슈를 일으켜 인기가 급상승한 거침없이 하이킥이 있겠네요.
물론 하이킥 관련 편집물에 대해서 방송사에서 제재를 가할리는 절대로 없을겁니다.
그것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더욱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은
제작자들이 더 잘 알테니까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저 수많은 단편 동영상들은 저작권 위반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방송사에서 욕먹더라도 소송을 걸어버린다면 짤없이 파일삭제와 더불어
배상금을 물어줘야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제 블로그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동영상을 퍼온 것은 거의 없긴 하지만,
아직 라이센스를 정확히 모르는 Kiwi포스트는 문제가 될 여지가 있고,
동영상이 아니더라도 제가 포스팅을 하면서 사용한 수많은 이미지들은 저작권 위반에
걸릴만한 것들이 많습니다.[각주:2]
다르게 생각하면 엄밀하게 저작권을 지킨 상태로 제 블로그를 처리하려면,
제가 직접 만들어 올린 미디파일, 직접 찍은 사진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제거해야 합니다.

텍스트로 이루어진 컨텐츠는 누구나 간편하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표준 입력장치들을 통해서 글자를 입력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건
어려운 작업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이미지, 음향, 영상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미지나 영상을 위해서는 미려한 미술적 감각과 더불어 그에 부과되는 능력 혹은 장치[각주:3]
필요한데 이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는 어려운 영역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웹2.0이니 시맨틱웹이니 하면서 유저들이 직접 공급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디지털 프로슈머는 이미 온라인 세계의 큰 흐름이고 누구도 이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막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다름아닌 현대의 빅브라더 이겠지요.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많은 컨텐츠 제작자 분들이 지금도 CCL을 사용하시고,
FreeBGM같은 사이트에 자신의 곡을 공개하시는 등의 활동을 하고계십니다만,
아무리 상업적인 목적이 있는 컨텐츠라도 그 일부의 이용에 한해서는
저작권법 자체적으로 사용을 허가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예를 들면, 영상이나 음악의 경우 그 전체 길이의 15% 정도, 이미지는 640*480사이즈까지는
비상업적인 용도 하에서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법적으로 컨텐츠 제작에 있어서 이용을 허용해야하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3분 음악의 15%이면 27초, 20분 시트콤의 15%이면 3분 정도의 영상이 나오는군요.
충분히 원래의 상업적 의도를 해치지 않는 범위 이내로 보입니다.
영화의 경우는 좀 문제가 되는데 2시간 영화라고 해도 18분 정도면 영화의 주요 장면을
간략하게 훑어줄 길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각주:4]
이런 경우는 최대 길이를 중복으로 10분 이내 정도로 잡아주면 문제가 될 것이 없지요.

점점 디지털 세상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디지털 저작권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저작자를 존중해야한다는 저작권의 원칙에는 저도 동의하고,[각주:5]
앞으로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각주:6]
반대로 일반인들이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도 같이 생각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아날로그 방식의 사고로만 디지털 세계를 묶는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며
정보의 공유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웹의 정의에도 맞지 않습니다.

덧. 여담이지만 이럴 경우 비상업적인 용도 제한이기 때문에,
     애드센스나 애드클릭스 등의 광고를 달고있는 블로그나 사이트는
     여전히 제외대상이 되는데, 이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남의 컨텐츠를 이용해서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인 거니까요.
  1.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이슈가 되진 않았습니다. 찻잔 속 태풍이라는 느낌이 정확하겠네요 [본문으로]
  2. 게다가 귀찮아서 일일이 카피라이트 문구를 적지도 않았으니까요. [본문으로]
  3. 그림을 잘그리는 능력이나 포토샵 활용법 혹은 영상 연출 기법 및 캠코더 촬영법, 작곡이나 연주능력 등등 비싼 장비나 전문적인 능력을 의미합니다. [본문으로]
  4. 솔직히말하면, 2시간 영화가 단 18분으로 보여줄 걸 다 보여줬다면 그것도 웃긴 노릇이긴 합니다. [본문으로]
  5. 사실 제가 만든 미디를 굳이 mp3로 인코딩해서 올리는 것은 웹에서 바로 들려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미디를 그대로 올리면 멋대로 악보로 다시 떠서 자기가 만든 것인양 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조금은 작용했습니다. [본문으로]
  6. 하지만 인터넷 배경음악에 관해서 한마디하자면, 특정 사이트에서 한 곡을 샀으면 그 곡을 다른 곳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분명히 해당 사이트에서만 음악을 들려줄 권한이 아닌, 웹에서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권리를 산 것일텐데 말이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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